항소전문변호사가 본 항소심에서 변호사의 역할
2심(항소심) 재판 단계에서 변호사를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1심 재판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고 재판이 종결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1심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있고, 원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상대방이 불복해서 어쩔 수 없이 항소심 재판을 받아야 할 때도 있으며, 원하는 결과를 일부만 얻었기 때문에 나머지를 위해 항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이든 1심 재판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지난 일은 잊고 이제는 항소심(2심) 재판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다수의 항소심 재판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느꼈던 점들 몇 가지를 적어보았습니다. 항소심 재판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심 재판에 대한 꼼꼼한 검토가 우선
우선 1심 재판에 대한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고, 그중 1심 판결문에 대한 검토가 가장 중요합니다. 판결문은 1심 재판에 대한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판사들이 모두 꼼꼼하게 판결문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고, 판단한 내용을 모두 판결문에 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판결문에 모든 것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하튼 1심 재판에 대한 결과가 담겨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분석은 매우 중요합니다. 2심에서 1심과 다른 결과를 받고 싶다면 1심 판결문에서 반박할 내용들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판결문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1심 재판 기록 전체를 모두 꼼꼼하게 봐야 합니다. 형사사건의 경우 증인신문이 있었다면 증인들의 증언 내용과 수사단계에서의 진술을 비교해서 진술의 모순점을 찾아야 하고, 변호인이 제출했던 의견서들도 부족했던 점은 없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항소심은 웬만해선 1심 판결 바꾸지 않기에
위와 같은 분석을 토대로 항소심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 수립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변호사들은 흔해빠진 반성문, 탄원서를 추가로 제출할 뿐이고, 그저 1심 재판에서 했던 주장 그대로 반복하기 일쑤입니다. 항소심 판사의 입장에서 1심 재판이 다소 수긍이 가지 않는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잘못된 것이 아닌 이상 당사자들이 똑같은 주장을 반복한다면 1심 재판을 뒤집을리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1심 재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1심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항소심에서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가에서 한 번 내려진 결정은 쉽게 뒤집을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비록 항소심은 다른 판사가 판결하지만 판결의 결과가 자주 바뀐다면 신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항소심에서 1심 결과를 잘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항소심에서 다른 결과를 희망한다면 꼼꼼히 준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특정 시점부터 법조인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대략 10년 정도는 공부하고, 경험을 쌓아야 법률가가 될 수 있었다면 지금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연수만 채워도 일명 '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경험 부족으로 연결되고, 자신의 법률적 주장이 어떤 점에서 부족한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일명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나 변호사야", "나 판사야", "나 검사야")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의뢰인들은 더 모르기 때문에 내 사건을 맡은 판사, 검사, 변호사가 제대로 아는 사람인지조차 모릅니다. 결국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는 사람이 더 많은 사건을 맡게 되고, 어차피 뭐가 부족한지 더 모르는 의뢰인 앞에서는 자신감 있는 모습만 보여주면 그만입니다. 잘 모르는 의뢰인은 자신감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신뢰를 보내게 되고, 네이버에 쏟아부은 광고비로 인해 많은 의뢰인들이 찾아오니 일명 박리다매식으로 낮은 비용으로 선임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리고 상담 및 선임 그리고 진행 과정에서 의뢰인이 검색한 '그 변호사'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변호사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 참조)
항소심변호사는 땡잡은 변호사?
항소심변호사는 일하기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한차례 판결이 내려진 상태에서 맡는 것이기 때문에 항소심에서 의뢰인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이전 변호사 탓하면 되고, 1심 판결 잘못한 판사 탓이라고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항소심 변호사는 심적 부담이 없고, 선임하기 좋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항소심에서 결과가 바뀌지 않으면 애초에 1심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항소심 변호사를 선임함에 있어 어떤 전략을 수립할지, 1심을 맡았던 변호사랑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건에 직면한 당사자들이 이런 점들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항소심변호사를 포함하여 변호사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래 글을 꼭 읽어주세요.
"좋은 변호사 고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