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사는 의뢰인, 서울변호사에게 맡겨도 될까?

"제가 사는 곳은 지방인데, 서울에 있는 변호사님께 사건을 의뢰해도 될까요?"

"관할 경찰서(또는 검찰청 또는 법원)가 지방에 있는데 그럼 여기 지방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변호사님을 찾아가야 하나요?"

"여기는 전라도 전주인데, 그럼 아무래도 전주 법원 앞에 사무실을 둔 변호사님이 이곳 사정을 더 잘 알기 때문에 변호도 더 잘 하시겠죠?"

변호사 선임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의뢰인이 사는 곳과 사건이 발생한 곳, 변호사가 있는 곳 그리고 관할 경찰서, 관할 검찰청, 관할 법원이 있는 곳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의뢰인의 입장을 담은 서면을 작성, 제출하여 경찰, 검사, 판사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사건 현장 또는 경찰서, 검찰청, 법원을 가야 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심지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당 지역에 사무실을 둔 변호사라고 해서 그 지역 사정을 더 잘 처리하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물론 사건이 해당 지역의 특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지역 변호사라고 해서 그 지역의 경찰, 검사, 판사를 더 잘 아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경찰, 검사, 판사의 숫자가 매우 많아 다 알 수도 없고, 공무원은 1년 또는 그보다 더 짧은 단위로 전국적으로 인사이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쪽 지역 담당자들은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는 말을 들었다면 신중하시기 바랍니다.

지방에 사는 의뢰인 입장에서 열심히 검색해서 마음에 드는 변호사를 찾았는데 그 변호사가 서울에 있다면 고민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를 찾아갈 때와 변호사를 찾아갈 때는 다릅니다. 큰 병에 걸린 것이 아닌 이상 통상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찾아갑니다. 즉, 의사가 누구인지를 따져보고 병원을 찾지 않습니다.

그러나 변호사는 다릅니다. 변호사이기만 하면 누구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즉, 변호사는 어디에 있는지가 아니라 누구인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심지어 상담을 해주는 사람이 변호사가 아닌 경우도 많고, 돈을 내고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내가 찾은 그 변호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사건을 맡을 변호사를 찾아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면 멀더라도 그 변호사를 최소한 한 번 찾아가 얼굴을 보고 상담을 하는 것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멀고, 바쁘다는 이유로 마치 감기약 처방을 받기 위해 근처 병원을 가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사정상 방문상담이 불가능한 분들을 위해 전화상담으로도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다만 방문상담이 가장 정확하고, 의뢰인의 입장에서도 내 사건을 맡게 될지도 모르는 변호사의 얼굴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기에 방문상담을 권합니다.

변호사 선임과 관련하여서는 아래 글도 꼭 읽어보시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좋은 변호사 고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