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사출신변호사가 알려주는 반드시 알아야 할 군대사건의 함정

군인(군무원 포함)이 성추행 등 기타 사건에 연루되어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검색을 몇 번 해보면 신분이 군인이면 처벌도 더 중하고 뭔가 더 불리할 것 같은 분위기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고, 이는 대부분 사실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부대에 있다 보니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가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변호사의 조언을 받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권리임에도 군대에서는 옆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마치 그런 권리가 없는 것처럼 안내를 받기도 합니다.

군대 사건은 아래와 같은 특징과 함정이 있기에 이를 잘 알 필요가 있고, 문제 되었을 때 군검사출신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의를 하라는 것이 변호사를 선임하라는 것이 아니므로 최소한 낭패 보는 일은 없도록 상담만큼은 꼭 받으시길 바랍니다.

군대 사건에서 발견되는 특징과 함정

1. 군대는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육체적으로 고립되어 있는데 이는 정신적으로 고립으로 연결되어 사건에 직면하여 겁을 먹은 당사자는 합리적인 결정을 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외부 출입이 병사들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운 간부나 군무원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고, 병사들의 부대 내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외부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잘 알지도 못한 지휘관, 중대장과 같은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게 됩니다. 참고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헌법상의 권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군대에도 적용되고, 병사의 경우 이를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할 수도 있고, 변호사를 선임하기 위해 외출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2. 군대는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기 때문에 지휘관, 중대장 등의 말에 흔들리기 쉽고, 군대의 상관들은 본인들의 지휘 하에 사고가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사건이 처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것저것 조언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그대로 따를 경우 법적으로 불이익한 결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군대의 경우 민간과 달리 사건이 발생하면 보고체계에 따라 소속 부대의 장에게 보고되고, 그 과정에서 면담을 실시하기도 하고 진술서를 쓰라고 요구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휘관, 중대장은 "수사관이 그러는데 별일 아니라고 하니 걱정 마라, 사실대로 말하면 된다더라"라며 마치 별것 아닌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군검사(군검찰관, 군법무관) 재직 당시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이럴 때 내뱉은 순간적인 말 한마디 또는 무심코 작성한 진술서가 발목을 잡아 사건의 결과에 불리하게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지휘관과 중대장의 말이 모두 틀렸다는 것이 아니고, 이들에게 악의가 있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들은 법률전문가가 아니기에 자신들이 말한 대로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효과에 대해서는 모를 수밖에 없어 함부로 따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3. 군대 사건은 성범죄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엄벌주의가 강하게 작용해 필요 이상의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사건의 경우 처벌 수위가 더 무거운 군형법이 적용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군대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유독 더 무거운 형벌이 가해지고, 구속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잘못을 했다면 처벌도 받아야 하고, 징계도 받아야 하지만 잘못한 정도에 비례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징계의 경우 위원회에 참석하는 위원들은 신분이 보장된 사람들이 아니다 보니 가급적 군 조직이 책임을 지지 않을 만한 쪽으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사경찰, 군검찰, 군판사의 경우에도 군대에서의 사건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여론이 있기 때문에 혐의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무혐의 처리해야 함에도 재판에 회부하고, 법원에서도 쉽게 유죄를 선고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4. 형사 및 징계 절차에서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등 당사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론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임에도 마치 그렇게 하는 것이 원칙인 양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형사사건의 피의자는 고소인이 제출한 고소장의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함에도 군대에서는 무조건 안 된다며 보여주지 않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조사를 받으러 가서야 비로소 내가 어떤 내용으로 고소당했는지 확인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제대로 나의 입장을 피력하기 어렵습니다.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더욱 복잡해진 군대 사건

최근 군사법원법이 개정되어 이제는 절차적으로도 따져봐야 할 것들이 더 많아졌기에 사건 초기부터 군검사출신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군대 사건에 연루된 경우 통상 당사자 보다 가족들이 연락 주는 경우가 많은데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기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군대 사건은 위에 적은 다양한 특징과 함정 때문에 변호사 없이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군검사와 검사로 수사해 본 경험이 있는 변호사가 아니라면 현재 의뢰인이 처한 상황이 의뢰인에게 불리한 것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대 사건으로 변호사를 찾고 있다면 반드시 변호사의 학력(특히 학부와 학부에서의 전공)은 물론 검사나 군검사로의 경력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